지난 19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빅테크 규제법인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조사 결과를 밝혔다.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항공권·호텔 예약 등에 관한 검색 결과에 구글 자체 서비스를 더 유리하게 노출하는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로 디지털시장법 규정을 위반했다. 아울러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에 대해서는 외부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들에게 저렴한 구매 옵션과 대체 결제 수단 안내를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레사 리베라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알파벳이 EU 전역의 기업과 소비자가 널리 사용하는 두 가지 서비스인 구글 검색과 안드로이드 폰과 관련하여 EU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 예비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구글은 글로벌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막대한 과징금을 내야 한다. 구글은 EU의 조사 결과를 두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 어렵게 만들고 유럽 기업들에 대한 트래픽을 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집행위원회는 애플도 지적했다. 아이폰을 스마트워치, 헤드폰, TV 세트 등 타사 기기와 더 쉽고 효과적으로 호환되도록 조처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집행위원회가 기업에 디지털시장법 준수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지시한 첫 사례다.

공교롭게도 EU 집행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방식으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기술 규제를 시행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뒤에 나왔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유럽의 기술 규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 그는 “메타와 애플이 유럽에서 표적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인지 리베라 집행위원은 “단순히 법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헨나 비르쿠넨 기술 담당 집행위원 역시 “알파벳의 혐의가 있는 불법 행위가 많은 유럽 및 비유럽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물론 이런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은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