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에 시달리던 제4 인터넷온라인 슬롯 인가전이 흥미진진해졌다./ 온라인 슬롯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들이 편의성을 장점으로 시중온라인 슬롯들의 리테일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3/47390_40345_5741.jpg)
최근까지만 해도 제4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인가전은 세간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이 완전히 생활 속에 스며들어 소재의 신선함이 덜했고, 주도하는 ‘빅플레이어’들도 과거 대비 네임밸류가 떨어져서다.
하지만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상황이 바뀌었다. 유력 인가 후보였던 2개 컨소시엄이 이날 예비인가 신청 철회 또는 보류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역설적으로, 이 충격은 다른 의미로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특별한 상황이 주는 의아함’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덕분이다. 지난 1년의 과정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 확고했던 1강+@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 발표 직후 인가전에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더존비즈온 주도) △유뱅크(렌딧‧현대해상 주도) △한국소호온라인 슬롯(한국신용데이터 주도) △소소뱅크(소상공인연합회 주도)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주도) △포도뱅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주도) 등 총 6개였다.
이 가운데 유력 인가 후보로는 더존뱅크와 유뱅크, 한국소호온라인 슬롯이 순서대로 꼽혔다. 특히 더존뱅크의 인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더존뱅크 단독이냐 플러스 알파냐가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렇기에 17일 더존뱅크와 유뱅크의 갑작스러운 참여 철회와 보류 결정 발표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바로 직전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아직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 시중온라인 슬롯과 전주(錢主)들을 접촉 중”이라는 소식을 전한 한 취재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날에,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었습니다”라며 머쓱해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라고 확인했다.
◆ 정치권 배경?
더존뱅크와 유뱅크는 중도 하차의 이유로 각각 ‘플랫폼 사업 전략 재조정’과 ‘불확실한 경제‧정국 상황’을 들었지만, 금융권 반응은 반신반의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더존뱅크의 하차를 두고는 정치권 상황을 배경으로 한 추측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금융권 주요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더존뱅크 인가를 확정적으로 봤던 데는 일찍부터 신한온라인 슬롯이 합류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정권 차원의 배려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배려가 나중엔 발목을 잡은 격이 됐다는 게 풍문의 핵심입니다.”
◆ 앞서나간 더존뱅크
제4 인터넷온라인 슬롯은2023년 2월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온라인 슬롯이 고금리로 이익을 내면서 임원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라며 “온라인 슬롯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는 발언이 발단이 돼 논의가 본격화했다. 처음부터 정치적 색안경이 씌워질 요소를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해 3월 온라인 슬롯권 경쟁 촉진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3개월 만인 2023년 6월 제4 인터넷온라인 슬롯 도입을 공론화했다. 이듬해인 2024년 3월 금융당국이 제4 인터넷온라인 슬롯 인가를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며 각 후보들의 컨소시엄 구성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한 더존비즈온은 다음 달인 4월 4일 ‘국내 최초의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3일 만인 4월 7일부터는 ‘신한온라인 슬롯이 더존뱅크 합류를 준비 중’이라는 뉴스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 더존뱅크 내정설
하지만 이 둘의 결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들이 생겨났다. 이런 시각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더존뱅크 제4 인터넷뱅크 내정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표면화했다.
신 의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더존비즈온과 신한온라인 슬롯은 제1 기업신용등급제공업체를 비롯해 제4 이동통신사와 제4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등 현 정부 역점 인가 사업에 항상 함께해왔다. 기업 격차가 상당한 더존비즈온과 신한온라인 슬롯이 매번 엮일 수 있었던 덴 황상무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의 역할이 있었다. 황 전 수석은 김용우 더존비즈온 회장과 춘천고등학교 동문으로,2020년 11월 KBS 퇴사 후 더존비즈온 계열사인 더존비앤에프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황 전 수석은 2021년 12월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 대선 직후 시민사회수석으로 발탁됐다.
신 의원은 신한온라인 슬롯이 황 전 수석과 학연으로 얽힌 더존비즈온을 내세워 윤석열 정부의 역점 인가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고, 제4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사업에서도 그러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또 더존뱅크 인가 시 황 전 수석을 행장 또는 임원으로 내정하는 조건이 붙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했다.
◆ 계엄 변곡점
황 전 수석을 매개로 더존뱅크가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풍문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사태로 변곡점을 맞았다. 이제는 윤 정권이 위기에 몰리면서 더존뱅크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내용이 전환했다.
신한온라인 슬롯은 그간 추측성 해석을 경계해 온 모습이 역력하다. 합류설이 나왔던 지난해 4월부터 더존뱅크가 예비인가 신청 철회를 밝힌 17일 직전까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할 뿐 실제 액션을 취하지는 않았다. (신한온라인 슬롯 측은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같은 말만 반복했다.)
더존뱅크의 생각지도 못한중도 하차 선언으로풍문은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금융권 주요 관계자는 “제4 인터넷온라인 슬롯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또 그간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는 사실을 반영하는 듯합니다”라며 “그간 더존뱅크가 버티기로 일관해 왔지만, 사실상 밀어붙일 동력이 사라지면서 철회 이외엔 답이 없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온라인 슬롯이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했다면 (더존뱅크가) 완주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신한온라인 슬롯은) 그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신한온라인 슬롯이 매우 영민한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온라인 슬롯 합류가 중요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신한온라인 슬롯을 포함한 시중온라인 슬롯권 불참이 더존뱅크와 유뱅크의 갑작스러운 중도 하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복수의 애널리스트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완주를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가 중요한데, 못 한 걸로 봐야합니다. 온라인 슬롯 파트너를 끌고 오지 못했잖아요. 자금 조달 평가항목은 사실상 컨소시엄에 온라인 슬롯이 있냐 없냐를 묻는 건데, 그걸 채우지 못했다는 건 낙제감이라는 거죠. 2019년에 토스뱅크가 왜 떨어졌는지, 또 이후 어떻게 합격했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애초에 온라인 슬롯 구성원 없이 온라인 슬롯을 열겠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요.”
◆ 수익성 우려는 과도
온라인 슬롯권에서는 수익성 또는 시장성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정한다.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은 여신 비율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 해야 한다’는 최근 금융당국 서민금융 지원 방침이나 ‘비수도권 중소기업 자금공급 계획’ 등의 포용성 평가 항목이 부담됐을 것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작은 고려사항에 불과했을 확률이 높다. 2015년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설립을 위한 금융위원회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시 미션이 ‘절대 죽지 않는애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걔네는 설계 자체가 그렇게 됐어요. 가계대출 1000조 원에 리테일 뱅킹의 10%를 점유하는 가정값을 사용해 설계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보수적이었습니다. 당시 계산으로 (1세대)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이 BEP를 맞추려면 4~5년이 걸릴 거라 예상했는데 3년 만에 깨버렸잖아요. 그리고 현재는 가계대출 1800조 원 시대고요. 1000조 원 계산으로도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5개까지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이 망하기 어려운 이유로 (여러 가정값이 반영된 복잡한 금융공학 계산 외에)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구조적으로 오프라인 코스트(지점 개설‧운영 비용 등)가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력도 300~400명이면 충분하고요. 현재 1500명까지 굴리는 곳도 있는데 정부 눈치 보느라 (구조조정을 못 해서) 그런 거고 의견수렴해보면 (적정 인원은) 500명 미만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얘들이 마음먹고 가격 경쟁에 나서면 현재 리테일 시장 90%를 가지고 있는 기존 온라인 슬롯들이 상대가 안 된다는 거예요. 얘들은 자기네 플랫폼경쟁력이 없으면 그냥 남의 플랫폼에 이런 상품만 올려놔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상품 경쟁력이 있으니까. 금융상품은 그냥 숫자라서 브랜드 따지지 않잖아요. 여기서 10원이랑 저기서 10원이랑 가치가 다를 수 있습니까. 똑같지.”
◆ 완주 의지 공고
유력 경쟁 컨소시엄 두 곳이 연이어 하차하면서 관심은 한국소호온라인 슬롯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소호온라인 슬롯은 일찍부터 우리온라인 슬롯을 참여시켜최소 기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우리온라인 슬롯이 지난해 6월부터 전임 회장이 엮인 금융사고 악재에 시달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제4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 추진 동력이 떨어진 데 더해 최근엔유력 경쟁 컨소시엄들도 발을 빼면서 이제는 외부 불확실성도 상당하다.
하지만 두 컨소시엄 중도 하차 후 BNK부산온라인 슬롯과 OK저축온라인 슬롯이 합류를 공식화하는 등 낭보도 함께 날아들어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다. 한국소호온라인 슬롯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형이 돼 가는 모습이다. 지난 7일 NH농협온라인 슬롯이 추가 합류를 선언하며 우리온라인 슬롯 리스크를 분산했고, BNK부산온라인 슬롯과 OK저축온라인 슬롯 합류로비수도권 중소기업 및 중‧저신용자 지원 부문을 더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완주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한국소호온라인 슬롯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가 소상공인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온라인 슬롯을 준비한 게 2년 전부터입니다. 오랫동안 물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고 그래서 상당히 잘 준비되어 있다고 자평합니다. 일정 변경을 비롯해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저희가 소상공인 전문 인터넷전문온라인 슬롯을 설립하겠다는 추진 의지와 비전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습니다.”
<이 콘텐츠는 온라인 슬롯코리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