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트와 쿠프라의 성공을 이끈 웨인 슬롯 잭팟 CEO가 깜짝 사임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다.
![쿠프라를 창시한 슬롯 잭팟 CEO가 사퇴했다.[사진=셔터스톡]](https://cdn.fortunekorea.co.kr/news/photo/202504/47546_40573_4437.jpg)
폭스바겐(Volkswagen)의 스페인 자회사 세아트(SEAT)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쿠프라(Cupra) 브랜드의 창시자인 웨인 슬롯 잭팟가 충격적인 결정을 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자진 사퇴한 것이다.
그가 지난 3월 기자들에게 “현재 직책이 꿈의 직업”이라며 “쿠프라의 미국 진출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던 걸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이다. 당시 웨인 슬롯 잭팟는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릴 쿠프라의 대표 매장 개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로를 반항아로 규정하는 스페인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의 창시자는 런던이 아닌 세계 최초의 산업도시이자 자신의 고향인 맨체스터를 선택했다. 쿠프라와 세아트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슬롯 잭팟는 “고향에 돌아와 정말 기대된다”며 “쿠프라와 마찬가지로 맨체스터는 내 DNA의 일부”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던 슬롯 잭팟는 느닷없이 사임했다. 이는 지난해 정체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회사가 호실적을 보고한 직후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특히 2018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이래 올해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쿠프라는 그의 자식과도 같은 존재였다. 슬롯 잭팟는 오는 9월 어반 레벨(Urban Rebel)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소형 전기차 라발(Raval)의 공개를 준비하고 있었고, 2020년대 말까지 펜스키 오토모티브(Penske Automotive)와 함께 쿠프라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방안도 모색 중이었다.
슬롯 잭팟는 말했다. “항상 말해왔듯이 이 회사는 내 운명이며, 은퇴할 때까지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몇 년 후 쿠프라의 미국 진출도 지켜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것은 꿈의 직업이다. 다른 곳에 있고 싶지 않다. 다른 계획도 없다.”
그는 2018년 쿠프라를 창립할 당시 마케팅 천재로 불렸다. 유럽의 다른 인기 브랜드가 100년의 자동차 역사와 모터스포츠 경주를 통해 얻은 실체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것과 달리, 쿠프라는 사실상 기업 회의실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다. 그럼에도 슬롯 잭팟의 전략, 포지셔닝, 디자인 감각 덕분에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Genesis), 스웨덴의 폴스타(Polestar), 프랑스의 DS는 물론 BMW의 미니(Mini)와 같은 기존 업체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세아트는 145억 유로의 매출과 6억 3300만 유로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폭스바겐 그룹의 골칫거리였던 세아트의 역대 최고 실적이다. 세아트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폐쇄 소문에 시달렸다. 재무 책임자에 따르면 2024년 총매출의 절반 이상이 쿠프라에서 나왔다.
이런 성공의 핵심은 10년 전 위르겐 슈타크만(Jürgen Stackmann)이 주도한 구조조정이었다. 그는 2016년 아테카(Ateca)를 통해 처음으로 SUV 시장에 진출하는 야심 찬 전략을 폭스바겐에 밀어붙였다. 하지만 구조조정된 세아트를 쿠프라 주도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만든 건 슬롯 잭팟였다.
4월 3일 화요일 링크드인(LinkedIn) 게시물에서 슬롯 잭팟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37년간 근무한 후 다음 행보나 이미 새로운 직책이 정해졌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스텔란티스의 회장이자 피아트(Fiat)의 후계자인 존 엘칸(John Elkann)은 현재 새로운 CEO를 물색 중이다. 맨체스터 출신인 슬롯 잭팟는 “내 영웅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말했듯이 ‘앞으로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썼다.
/ 글 Christiaan Hetzner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