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항공주는 부침을 겪었다. 항공 대장주 대한항공 주가는 26일 2만 3800 원에 마감했다. 3일 종가와 비교하면 7.21%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3.93% 하락했다. 대한항공이 지난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는데도 두 회사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의 주가도 11.41% 하락했다. 티웨이항공(-12.35%), 에어부산(-5.50%)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비상계엄 사태가 탄핵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탓이 크다. 항공업계는 이 과정에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1400 원대 원·달러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된 거다. 26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뛴 1464.8 원에 장을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60 원 선을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항공사는 리스비와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국 혼란 상태를 둘러싼 국제 사회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모두 항공사 실적 개선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들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내년엔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과거 불안한 정국에서도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이 근거다. 시장 재편이 속도를 낼 거란 점도 호재다. 이런 측면에선 대한항공 주가가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며 2026년 말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할 계획인데, 통합 작업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과점적 지위를 얻게 되는 만큼,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줄어든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