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게임 포춘코리아 디지털 뉴스

명품 업계가 신년을 앞두고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 원대에서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주요 브랜드의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제품 인상률 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31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는 내달 3일 주요 가방 품목을 포함해 의료, 주얼리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금 가격의 상승세가 큰 만큼 주얼리 품폭의 가격 인상이 유독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에르메스는 관례로 연초 기준으로 한 차례 가격을 올려왔으나 올해 1월부터는 품목에 따라 시기를 나눠서 가격을 올려 왔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는 이보다 하루 빠른 2일부터 가격을 올린다.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적게는 7%에서 최대 30%까지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시계 브라이틀링 역시 내달 설날을 앞둔 20일부터 전 품목 가격이 평균 8% 인상한다.

지난 1월과 7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프라다는 새해 대신 한 해 마지막 날인 31일부터 가방 등 일부 제품 중심으로 평균 10% 가격을 올렸다. 디올과 샤넬의 경우 구체적인 인상 시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초에 이어 새해 초 다시 한번 10%대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브랜드가 새해 벽두부터 가격을 올리는 배경엔 수익 개선 효과를 누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회복 이후 명품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가격 인상으로 회계 지표상의 실적을 돌파하려는 전략이다.

당장 국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만 보더라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명품의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10.1%를 차지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6.6%로 대폭 줄었다. 롯데백화점 역시 3분기 명품 매출은 5%로 지난 1분기(10%)와 비교해 반토막으로 감소했다.

명품 시장 소비가 줄면서 주요 브랜드의 실적은 그야말로 곤두박질을 쳤다. 루이비통, 디올 등을 품고 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지난 3분기 기준 매출 190억 7600만 유로(약 28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연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개인 명품 시장 규모가 3630억 유로(약 538조 원)로 지난해보다 2%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카드가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아시아권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 악화로 지갑을 닫는 분위기를 간과했다는 점에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관련 분석 보고서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오히려 업계 내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가격 정책 효과를 평가했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