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으로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빅테크들에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셔터스톡]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반도체에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지난 4일(현지시간)“반도체(관세)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장의 계획은 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AI 인프라 산업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생성 AI를 구동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는 반도체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산업이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우선 중국 등 관세 영향권 국가에서 제조,조립하는전자 및 금속제 하드웨어를 대량으로 쓴다.마더보드와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 같은 서버 하드웨어뿐 아니라 냉각 시설(공조 및 수냉 시스템), 전력 설비(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네트워크 장비(라우터, 스위치), 건축 자재, 배터리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설비에 영향을 미친다.

DA데이비슨의 기술 연구 책임자인 길 루리아 전무이사는 온라인 슬롯 인터뷰에서 비반도체 부품이 데이터센터 비용의 최소 4분의 1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관세도 곧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예외 조치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루리아 전무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자본 비용을 꼽았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빅테크들, 또는코어위브(CoreWeave)와 같이 정크본드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공학 기업들이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빅테크들은핵심 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과잉 투자를 계속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정크본드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자본 시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할 수 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자문위원인 스콧 비클리는 관세를 둘러싼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대부분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슬롯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최근 발표된 스타게이트메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같은 계획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게이트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5000억 달러 규모의 계획으로, 지난 1월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아랍에미리트의 AI 투자자 MGX로부터 1000억 달러의 선행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비클리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잠재적 규모 면에서 비현실적으로 원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건설, 운영, 전력 공급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부품과 투입물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기업들이 비용 영향을 파악하고 의미 있는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을 때까지 단기적으로 프로젝트들이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기업들이 직면한 과제의 좋은 예다. 비클리는 "표면적으로 반도체는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독으로 수입될 때만 면제되는지, 아니면 회로 기판이나 서버 조립 과정에서 통합된 후 수입되는 경우에도 면제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비클리는 올해에만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발표된 상황에서 최대 30%의 비용 증가 가능성은 이 분야에 대한 투자 의욕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정한 문제는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통상 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들이 마비감을 느낀다면, 현재 계획뿐 아니라 더 넓은 사업 영역에서도 선제적인 삭감이 이뤄질 위험이 실제로 존재한다."

다른 전망도 있다. 퓨처럼 그룹의 최고경영자 다니엘 뉴먼은 이메일을 통해 "현 시점에서 데이터센터는 관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 역량이 부족한 경쟁사들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AI투자를 두 배로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Sharon Goldman, 편집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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