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해 첫 경기진단에서 비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특히 정치 이슈로 경제 심리가 악화하는 걸 우려했다.
올해 나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KDI는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두고 “최근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묘사했다. 지난해 12월 동향을 통해선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는데, 어두운 전망이 한층 두드러졌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건 2023년 1월이후 처음이다. 2년 전 우리나라는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코로나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변수로 위기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땐 수출을 비롯한 외부 변수가 특히 문제였지만, 올해는 다르다. KDI는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7)에 비해 12.3포인트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시기와 비교해도 두드러진 내림세다. 당시 소비자심리지수는 2016년 당시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심리도 얼어붙었다. 올해 1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61로 전월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산업 전반이 위기이기도 하다. KDI는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