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이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그런 거 없어요”x2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말들이 재밌다. 계엄령 사태 이전에도 이후에도 평가는 한결같다. 이전에는 “이 원장도 이제 임기가 반년만 남은 만큼 슬슬 령(令)이 안 서는 시기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고, 이후에는 “이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받았던 만큼 이제야말로 끗발이 떨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 답변은 위에 있는 그대로다. ‘현재까지는’ 레임덕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금융권에서 이 원장에게 느끼는 감정은 공포에 가깝다. 보험사 한 관계자에게서 주워들은 “내년 저희 최대 리스크는 이 원장 연임입니다”라는 말이 재밌어 증권사 다른 관계자에게 옮겼더니, 이 관계자는 “저희에게는 재앙입니다”라고 되받았다.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 상승을 타진해야 하는 보험사들 ‘고민’과 지난해부터 올해 내내 두들겨 맞은 증권사들 ‘울분’이 배경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큰 공포를 느끼는 곳은 금융지주일 터이다. 이 원장이 지난 20일 주요 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검사 결과 발표를 내년 1월로 미루며 “최근 발생한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어갈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매운맛을 보여주겠다” 공언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시국상) 이 원장의 연임이나 영전이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일단 저지르고) 6개월만 버텨보자’는 인식을 드러내는 곳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지금보다 더 강한 (엄정·무관용) 기조로 검사·감독을 진행하겠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사 꼭대기에 있는 금융지주부터 말단의 영업점까지 한결같은 ‘조짐’으로 일관했던 그간 이력으로 볼 때, 이 원장발언이 단순 엄포는 아닌 듯하다. 이 원장은 ‘사자가 늙으면 토끼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인식에 반례를 제공할 수 있을까? 남은 임기 동안 이 원장의 행보에, 또 금융권의 반응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