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4개월 연속 부정적이었다. 글로벌 침체 장기화, 탄핵 정국 등 복합 위기를 맞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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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심리가 얼어붙었다.[사진=뉴시스]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2025년 새해를 전망하는 경기 전망도 어두웠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전월에 비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BSI는 2022년 4월(99.1)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34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한 건 1975년 1월 B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종전의 역대 최장 기록은 2018년 6월∼2021년 2월(33개월)이었다.

1월 BSI 전망치는 12월(97.3)에 비해 큰 폭인 12.7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충격파가 반영된 2020년 4월(25.1포인트 하락)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BSI는 84.2, 비제조업은 84.9로 나타났다.

조사 부문별로는 내수 88.6, 투자 89.4, 고용 90.0, 수출 90.2, 자금 사정 92.1, 채산성 94.0, 재고 104.9 등 7개의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각종 나쁜 기록을 경신했다. 내수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수출은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투자는 지난해 4월(88.6)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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