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슬롯사이트 업 회장이 9년 만에 회장 직함을 받았다. 하지만 슬롯사이트 업의 상황을 보면 결코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유경 (주)슬롯사이트 업 신임 회장. [사진=슬롯사이트 업그룹]
정유경 (주)슬롯사이트 업 신임 회장. [사진=슬롯사이트 업그룹]

정유경 (주)슬롯사이트 업 회장이 지난 10월 30일 총괄 사장 승진 9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정 회장이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주)슬롯사이트 업는 핵심 사업인 백화점 부문을 비롯해 전반적인 사업에서 수익성 강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이 본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으로 꼽힌다.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주)슬롯사이트 업의 총매출액은 연결 기준 3조 2091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1393억 원)보다 2.2%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04억 원으로 7.1% 하락했다. 외형 성장과 비교해 실질적인 기대 수익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주)슬롯사이트 업는 올해 상반기 매출보다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무 부담이 더 커진 모양새다. 1~6월 (주)슬롯사이트 업의 매출원가는 1조 2317억 원, 판매비 및 관리비는 1조 6969억 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 3.4%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보다 당기 순이익(1877억 원)은 9.7% 대폭 줄고 총 부채액(8조 9134억 원)은 6% 늘었다.

이에 따라 (주)슬롯사이트 업의 주축인 백화점 사업 수익도 줄었다. 백화점 매출은 (주)슬롯사이트 업의 40%가량 매출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주축에 속한다. 백화점 부문의 상반기 총 1조 305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조 8443억 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대구·대전 등 주요 지역 점포도 두루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2773억 원으로 지난해(2945억 원)보다 6% 줄었다. 광주슬롯사이트 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252억 원으로 7.2% 급감한 것과 동시에 총 부채액은 3195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1152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슬롯사이트 업면세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슬롯사이트 업면세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슬롯사이트 업를 지탱하는 또 다른 사업인 면세점의 상황은 더 나쁘다. 올 상반기동안 슬롯사이트 업면세점의 총매출은 9512억 원, 영업이익은 377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3%, 67%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역성장 추이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2분기 성과를 보면 1분기와 비교해 3개월 만에 매출, 영업이익 모두에서 ‘반토막’ 났다.

더 큰 문제는 면세점 업황이 구조적 불황에 빠지면서 단기간 내 실적 돌파구 모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 수는 251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다. 국내외 여행객 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셈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되레 줄어들었다. 9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객단가는 108만 원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만 원 감소했다. 면세점에서 주로 지갑을 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커(旅客)가 줄어드는 사이 개별 여행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슬롯사이트 업는 당분간 오프라인 콘텐츠 강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기업인만큼, 결국 오프라인을 통해승부를 봐야 한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그동안 백화점과 면세점의 사업을 주로 맡아온 정 회장이 이번 승진을 계기로 그간의 사업 노하우와 경험을 집약시킬 것이라는 분위기다.

(주)슬롯사이트 업 관계자는 "지난 6월 백화점과 호텔을 결합한 '하우스 오브 슬롯사이트 업', 슬롯사이트 업백화점 강남점의 '디저트 전문관'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프라인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발판 삼아 성장 속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나윤 기자 abc123@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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