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엔비디아 CEO의 ‘입’ 덕분에 강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그런 식으로 주가가 출렁이는 날이 많아졌다.
25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39%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이끈 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이었다. 황 CEO는 최근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승인을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원인이 HBM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조만간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흥미로운 건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 등락 폭이 이처럼 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소액주주를 보유하고 있고, 유통물량이 많아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폭이 크지 않았다. 가령 전 거래일 대비 4%가 넘는 등락률을 기록할 때가 꽤 드물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총 245 거래일 중 3 거래일만 4%를 상회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벌써 12 거래일이나 ±4%가 넘는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가 올해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인 건 지난 8월 5일이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10.3% 하락한 7만 1400 원에 마감했다.
두 번째로 높은 변동성을 보인 건 최근의 일이었다. 지난 11월 15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7.21% 올라 5만 3500 원에 장을 마감했다. 회사 주가는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떨어진 직후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외국인투자자의 대량 매도에 맞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덕분이었다. 이튿날엔 세 번째로 높은 등락률(+5.98%)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며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어서 높은 등락률을 보인 날은 3월 20일.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63%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공교롭게도 젠슨 황 CEO가 한 말이 투자심리에 불을 댕겼다. 당시 황 CEO는 “삼성의 HBM을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도 언제든 아찔하게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 포춘코리아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