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춘 500 코리아는 특별하다. 긴 공백을 깬 발표이기 때문이다. 포춘 500 코리아는 11년째를 맞은 2019년을 마지막으로 5년 동안 공표되지 않았다. 우리 기업들은 이 기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쳤고 동시에 글로벌시장 경쟁을 압박받았다. 포춘 500 코리아 공백기였던 지난 5년의 시간이 기업 순위에는 어떻게 반영됐을까?
/김타영 기자 young@바카라 프로korea.co.kr
500대 기업들에게도 지난 5년은 힘든 시간이었다.코로나19 팬데믹이 기업 영속성을 위협하는가 하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은 더 격화했다.
이 시기 꺾여나간 기업들도 많았지만, 버틴 곳들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뿐만 아니다. 이 시기를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활용한 기업들도 있었다.
◆자동차, 업그레이드된 경쟁력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이 시기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다. ‘자동차 판매업’을 제외한 자동차 업종 기업들은 이번 순위에 총 4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려 30개 안팎을 오르내리던 이전 대비 30%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500대 기업 전체 매출에서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 역시 13%까지 치솟았다.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선전은 현대차와 기아가 주도했다. 올해 각각 2위, 4위에 이름을 올린 현대차와 기아는 500대 기업 평균 성장률(6.3%)을 훨씬 초과한 성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9년 조사(2018년 회계 기준)에서 각각 97조원, 54조원 매출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조사(2023년 회계 기준)에서 163조원, 100조원 매출을 올려 4년 동안 68%, 85% 성장했다. 당시 1·2위였던 삼성전자와 SK가 각각 6.1%(244조원→259조원), 28%(102조원→131조원) 성장한 것과 비교된다. 기아는 높은 성장률 덕분에 2019년 8위에서 올해 4위로 뛰어올랐다.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의 선전은 낙수효과로 이어져 자동차 관련 업종 전반이 수혜를 받았다. 현대모비스(69%), 현대위아(14.7%)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물론 에스엘(226%), 서연이화(78%) 등 개별 업체 성장률도 500대 기업 평균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선전은 상당 부분 유효적절했던 글로벌 전략에 기인한다. 이들 업체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정통으로 맞았다. 팬데믹 원년인 2020년, 기아 정도만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뿐 업체 대부분이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후 확장적인 글로벌 전략으로 이들 기업은 눈부신 성장세로 전환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가 능동적이고 반걸음 앞선 글로벌 전략으로 앞에서 잘 끌었고 부품 업체들 역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글로벌 판로 확대 정책으로 ‘슈퍼 을’의 지위를 노리는 등 잘 밀었습니다”라고 평가했다.(*더 자세한 이야기는[바카라 프로 500 Korea] ‘보릿고개’ 넘는 주요 산업바카라 프로를 참고하자.)
◆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항공
항공사들은 이 시기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국가 간 이동이 금지된 까닭이다.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여객 부문 사업이 폐점 위기까지 내몰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해인 2020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매출액은 각각 7.6조원, 3.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43.7% 역성장했다. 2019년 바카라 프로 500 Korea 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72.8%, 70.1% 역성장하며 대형항공사 대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시기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단연 대한항공이었다. 2020년 여객 매출이 0으로 수렴하는 상황에서도 1070억원 영업이익을 낸 까닭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직전년 4437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를 2763억원으로 대폭 줄이는 기염을 토해 눈길을 끌었다.
대형 항공사들이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 대비 충격이 훨씬 적었던 이유는 화물 운송 덕분이었다. LCC들이 여객 운송에 치중돼 있는 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7 대 3 정도로 여객과 화물을 구별해 사업을 운영한 게 빛을 봤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뜯어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전략으로 전 세계 항공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더 자세한 이야기는[바카라 프로 500 Korea] 조선&항공, 바닥 찍고 벽을 넘다바카라 프로를 확인하자.)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았지만, 항공사들은 뼈를 깎는 비용절감으로 위기를 견뎌냈다. 그리고 이후엔 보복여행과 같은 엔데믹 과실을 향유해 더 높은 성장을 이뤘다.
올해 바카라 프로 500 Korea 순위에 이름을 올린 항공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총 6개 기업이다. 2019년 순위 대비 대한항공은 14계단(50→36), 아시아나항공은 11계단(81→70), 제주항공은 101계단(338→237), 진에어는 119계단(415→296) 상승했다.
티웨이항공(281)과 에어부산(378)은 올해 처음 순위권에 들었다. 이 중 특히 티웨이항공이 주목할 만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7%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매출 시대를 열어젖혔다.(*더자세한 이야기는[바카라 프로 500 Korea] “한겨울에 봄을 준비하는 것과 같이”바카라 프로를 확인하자.)
◆ 바카라 프로회생한 해운·조선
해운 및 조선업체들은 이 기간 바카라 프로회생했다. 해운사들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며 선박 발주를 늘렸고, 이는 조선업체들이 다시 일어서는 데 자양분이 됐다.
해운사 불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그 근원으로 한다. 2014년을 전후해 금융위기 진원지였던 미국과 그 영향을 정통으로 받은 유럽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반 기업들은 상처가 상당히 아물었지만, 해운사들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해운사들의 타임라인이 초장기로 흐른다는 것이다. 배를 발주하고 인도받는 데 최소 수년 이상이 걸리고, 용선료(배를 빌리고 지불하는 돈)가 십수 년 이상 장기로 계약되는 것 등이 배경이다.
해운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중국발 호황으로 물동량이 유래 없이 증가하자 덩치 키우기 경쟁에 나섰다. 문제는 실제 배가 인도되고 선복량이 크게 늘어난 게 한참 후인 2010년대부터였다는 점이다. 물동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 더해 훨씬 비대해진 선복량으로 ‘운임단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해운사들은 10년이 넘는 불황을 겪었다.
2019년 바카라 프로 500 Korea 발표 때까지도 해운사들의 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넘버원 해운사가 된 HMM(당시 현대상선. 2020년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순위가 100위권 밖일 정도였다.
해운업이 본격 회복한 건 2021년부터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만 하역 적체 현상이 세계적으로 심화하면서 운임단가가 치솟았다. 이 덕분에 당해 해운사 매출이 크게 늘어 HMM이 115.1%, 팬오션이 84.9%, 대한해운이 30.5%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해운사들은 견실한 성장을 지속해 올해 바카라 프로 500 Korea에서 앞의 3사는 각각 64위, 98위, 275위에 랭크됐다.
해운업의 회복은 조선업 부흥으로 이어졌다. 2014년 조 단위 영업적자를 시작한 우리 조선업체들은 10년 가까운 수주 보릿고개를 거쳐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등 모멘텀을 맞았다. HD현대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투자 여력이 생기면서 선박 발주를 재개했습니다”라며 “여기에 친환경 이슈가 겹치며 국내 조선업체들이 비상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더 자세한 이야기는[바카라 프로 500 Korea] 조선&항공, 바닥 찍고 벽을 넘다바카라 프로를 확인하자.)
◆ 버티기도 벅찼던 5년
앞의 업종들이 자력 또는 업황 개선 등으로 5년 동안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면, 나머지 대부분 업종은 버티기에 급급했다. 이는 500대 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5년 동안 고작 6.3%에 그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와 지구촌 전체를 스톱시킨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고려하면, 생존 자체가 목적이 될 만큼 어려운 시기였던 까닭이다.
이는 2009년 바카라 프로 500 Korea 첫 발표 때부터 1위 왕좌를 수성 중인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2021년 발표된 모건 스탠리의 ‘윈터 이즈 커밍(Winter is coming·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삼성전자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보고서는 현실화했고, 5년 동안 삼성전자 매출 증가는 7.9%에 그쳤다.
최근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과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관련 내용은 바카라 프로에서 확인하자.